과수원 집안의 며느리에서 농사꾼, 유튜버, 블로거, 마케터로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해 돌파구를 찾던 이 대표는 2016년 지역농업기술센터에 가서 블로그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농사를 짓고 오후에는 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았다. 밤에는 틈틈이 찍은 사진, 그날의 감상 등을 블로그에 정리해 올렸다. 즐거운 농부라는 별명도 그때부터 직접 지어 쓰기 시작했다. 농사일이 피곤하고 힘들지만 좋아하는 일이니 즐기면서 즐거운 농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청하농원 블로그는 현재 약 2827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블로그를 꾸준히 관리하다 보니 입소문을 타고 여러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방송을 본 소비자들의 주문이 이어지면서 택배 발송 물량은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현장에서 직거래만 하던 농가에는 큰 변화였다.라이브 본격화돼 완판 시작 소비자 반응 폭발적
이 대표는 주 2회 화요일과 목요일에 라이브 방송을 할 계획이다. 라이브 방송을 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소비자들은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궁금한 점은 매번 댓글로 질문한다. 구입하는 제품에 대해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라이브 커머스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이브 방송분은 편집해 유튜브에도 올린다. 「청하농원 즐거운 농부」YouTube 채널은 현재 약 146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동영상 중 '1인 제초작업 배밭 가꾸기 방법'은 조회수 5.5만 회를 기록하는 등 전북지역 대표 농업인 유튜브로도 자리 잡았다.●상품과 비품의 세분화, 긍정적 화법이 매진 비결
사과와 배를 판매할 때에도 상품은 상품대로, 비매품은 비매품대로 세분화하여 각각 맞는 전략으로 판매한다. 예컨대 지난해에는 흠과라고 부르는 흠집이 있는 과일이 많이 나왔다.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겉으로 드러난 점 때문에 상품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과였다. 이 대표는 이 사과에 '매력점 사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소비자들은사과모양에편견을갖는대신그의말을믿고이매력점의사과를구입했다.결과는매진이었다.
또 농장에 가공용 사과가 많이 나는 해도 있었다. 하지만 이은주 대표는 실망하는 대신 라이브 방송을 내보내 특유의 긍정적인 화법으로 가공용 사과가 대박이 났습니다. 이 많은 사과를 어떻게 할까요?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세요!라고 말했다. 결과는 또 매진이었다.
이 대표의 창의성과 꾸준함, 또 베테랑 농업인인 시부모가 만들어낸 정직하고 질 좋은 상품까지 세 박자를 고루 갖춰야 가능한 결과였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원천은 활발한 문화생활이라고 그는 말했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오전에 농사를 짓고 오후에는 공연을 보러 다녔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지금도 틈만 나면 독서를 하고 농가 일을 하면서도 늘 콘텐츠를 구상한다.체험과 관광을 접목한 과수원 운영 도전, 지역농업인 돕기
함께 정보화 교육을 수강한 다른 농업인들은 이은주 대표의 끝없는 아이디어와 실천력에 혀를 내두른다. 같은 교육을 받았지만 사실 꾸준히 라이브 방송을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혼자 카메라 켜놓고 뭐 해!" 의외로 가족들의 이야기도 농민들이 실행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이은주 대표는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차근차근 나아가기를 권한다. '왜! 재밌으면 돼!'
이 대표는 앞으로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같은 지역 다른 농가의 제품도 홍보해 판매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과수원 옆 창고에 쓰던 작은 컨테이너는 스튜디오로 조성할 예정이다. 촬영 설비나 영상 출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농업인등에는 이러한 서포트를 빠뜨릴 수 없다. 이은주 대표는 "주변 농업인들과 공존하며 도시인들이 자발적으로 찾는 활기찬 농촌을 만들고 싶다" 밝혔다.
*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켜 이루어졌습니다.글·사진=이나래FARM 객원 에디터 정리=더 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