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 구어체 버전을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죽은 자신을 불러서 자기 자신을 이해해 본다.
저는 22년간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선택을 해왔습니다. 그 선택지들로 최선의 결정을 내린 것이 지금의 저인것 같은데 그 결정이 아닌 다른 결정을 내렸을 때의 제 모습은 어떤지 궁금합니다.예를들면중학교때저는예고일수도있고일반고등학교에진학했을수도있습니다.그 때 저의 선택은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것이었고,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 되었을 것입니다.대학에 한국에 갈지 외국에 갈지 고민했을 때 저는 한국에 가기로 했고 외국에 나가려던 저는 선택을 한 순간 사라졌습니다.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두 가지 선택 모두 가능성을 갖고 있는 저 자신입니다.그러나 결정을 내리는 순간 선택의 길로 좁아져 나머지 선택을 받지 못한 저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맙니다.
물론 결정을 내리는 것은 항상 필요합니다.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요즘 내가 이 길을 걸었다면 어떤 사람이 됐을까.그때 이런 선택을 하다보니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낯선 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때로는 내가 너무 선택지로 좁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어릴 때는 미술이 아닌 발레리나가 되고 싶고,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고, 과학을 좋아해서 가르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 디즈니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유학을 가겠다고 떼를 쓰던 중학생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 가능성과 선택지는 뒤로 미루고 저는 홍익대학교에 입학하여 미대생이 되어 디자인을 공부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저는 선택하지 않고 버려진 그 선택지를 다시 주워서 제 앞으로 가져와 보고 싶습니다.과거에 좋아했던 일들이 너무나 많았던 제가 죽어서 같은 길만을 걷고 있는 지금의 저에게 다양했던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저를이루어낸수많은가능성들을다시한번바라보게해주면제가무엇을좋아하는지어떤사람이되고싶은지더잘이해할수있을것입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서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이 작업을 보는 사람들도 돌아보면서 나를 이룬 것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지금 포기한 것이 무엇인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 나에 대한 많은 요소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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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성과 영원함>
제 작업에 나타나는 허무송은 선택이 끝나는 순간 죽고 마는 저 자신입니다.
예술고등학교를 갈지 일반고등학교를 갈지 결정하기 직전까지도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학창시절을 보내는 저는 예술고등학교를 갈지 저와 같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제 자신을 이루는 큰 요소였습니다.그러나, 제가 예고로 가기로 결정하는 순간, 일반 고등학교의 연예인은 저를 이루는 구성에는 단 1%도 들어가지 않고 죽고 마는 허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고에 들어가면 또 다른 내 인생이 펼쳐질 텐데, 그 인생은 손예인이라는 사람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죠.한때는동등한가능성을가지고있었는데선택하는순간하나는살고하나는아주죽게됩니다.저는 이런 것에 허무성을 느꼈어요.
영원성: 제 작업에서 영원하다는 것은 선택하기 전에 끊임없이 고민했던 시간입니다.
선택을 하다보면 나 자신을 이루는 요소로는 죽어 버린 내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고민할 때의 생각, 받았던 조언, 쓴 글들이 모두 내 내면에는 남아 있습니다.순간의 선택으로 저는 어떤 길은 버려져 있는 길에는 가게 되었지만 그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저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이 계속 영원함을 가지고 저의 어딘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의 의미 : 이 작업은 무의미하게 죽은 자신을 깨우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영원성을 가지고 내 몸 어딘가에 묻혀버린 죽은 나를 깨우는 작업이 될 겁니다.